전문가 칼럼

미국투자이민, 9월이 지났다면 이제 12월을 봐야 한다


[이유리의 미국투자이민 키워드]

올해 미국투자이민을 준비하던 사람들에게 9월 30일은 중요한 날짜였다. 2022년 제정된 미국 투자이민 개혁·청렴법(Reform and Integrity Act·RIA)에 따라 이날까지 접수된 일정한 리저널센터 투자이민 청원은 향후 프로그램의 효력이 중단되더라도 계속 심사를 받을 수 있는 ‘그랜드파더링(Grandfathering)’ 보호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9월을 앞두고 접수를 서두르는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 투자금의 자금 출처를 정리하고 I-526E 청원을 접수하기 위한 작업도 집중됐다. 필자가 근무하는 국민이주에서도 9월 한 달 동안 53세대의 접수가 진행될 정도로 수요가 몰렸다.

그렇다면 9월 30일을 넘긴 투자자는 이제 서두를 이유가 없을까. 그렇지 않다. 지금부터 미국투자이민을 준비한다면 새롭게 주목해야 할 날짜가 있다. 바로 2026년 12월 31일이다. 미국투자이민의 최소 투자금은 2027년 1월 1일부터 조정될 예정이다. 현재 최소 투자금은 일반 지역 105만 달러, 고용촉진지역(Targeted Employment Area·TEA) 및 일정한 인프라 프로젝트의 경우 80만 달러다. 이 기준은 2022년 RIA 시행과 함께 마련됐다.

RIA에는 앞으로 투자금이 장기간 같은 수준에 머물지 않도록 물가와 연동해 정기적으로 조정하는 장치도 포함돼 있다. 현행 미국 이민법 INA 203(b)(5)(C)에 따르면 2027년 1월 1일부터 최소 투자금이 조정되고 이후에도 5년 마다 조정된다.

일반 투자금은 2022년 1월 이후 미국 도시소비자물가지수(CPI-U)의 누적 변화를 반영하며 조정된 금액은 5만 달러 단위로 정리된다. TEA 및 인프라 프로젝트의 최소 투자금은 조정된 일반 투자금의 75%를 기준으로 한다. 정확한 2027년 투자금은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를 확인해야 한다. 다만 현재 법에 따라 2027년 1월 1일부터 새로운 기준이 적용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현행 80만 달러 기준으로 미국투자이민을 진행하려는 투자자에게 12월 31일이 중요한 이유다.

문제는 12월 31일에 맞춰 움직인다고 해서 12월부터 준비해도 되는 것은 아니라는 데 있다. 투자할 80만 달러가 계좌에 마련돼 있어도 곧바로 I-526E를 접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투자이민 수속에서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절차 가운데 하나가 자금 출처(Source of Funds) 소명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는 80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그 자금이 합법적으로 형성됐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급여나 사업소득으로 축적한 자금일 수도 있고 부동산 매각 대금이나 가족으로부터 받은 증여금이 포함될 수도 있다. 여러 금융 계좌를 거쳐 현재의 투자금이 만들어진 경우도 많다.

핵심은 돈이 어디에서 시작됐고 어떤 과정을 거쳐 최종 투자금이 됐는지를 자료로 연결하는 것이다. 부동산 매각 자금이라면 취득과 매각 과정을 살펴봐야 하고 장기간 모은 근로소득이라면 소득 및 세금 자료와 금융거래 기록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가족의 증여가 포함됐다면 증여자에게 해당 자금이 어떻게 형성됐는지까지 확인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오래된 거래나 여러 계좌가 얽혀 있을수록 준비기간은 길어진다. 자료를 검토한 뒤 부족한 부분을 추가로 요청하고 다시 확인하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케이스에 따라 한 달 가까이 소요되기도 한다. 결국 12월 31일 접수를 목표로 한다면 연말 날짜만 볼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거꾸로 일정을 계산해야 한다.

10월에는 우선 투자금의 전체적인 자금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좋다. 급여소득, 사업소득, 부동산 매각 대금, 증여 자금 등 80만 달러를 구성하는 자금의 출발점을 확인하고 전체 흐름을 정리하는 단계다. 11월에는 이를 실제 증빙자료와 연결해야 한다. 소득증명과 세금 자료, 부동산 매매 계약서 및 대금 입금내역, 증여 관련 서류와 금융거래내역 등을 확보하면서 설명이 빠진 구간이 없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2월에는 부족한 자료를 보완하고 최종적인 자금 흐름을 확정한 뒤 투자금 송금과 I-526E 접수를 마무리하는 일정이 현실적이다.

특히 오래된 부동산 거래나 여러 사람의 증여, 다수의 금융 계좌, 사업 자금 등이 포함된 경우에는 더 넉넉하게 준비 기간을 잡아야 한다. 접수 마감 직전에 모든 자료를 맞추려다 보면 예상하지 못한 거래내역이나 증빙 부족이 발견됐을 때 대응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올해는 여기에 한 가지 일정이 더 있다. I-526E의 미국 이민국 접수 수수료도 인상될 예정이다. 현재 자료에 따르면 I-526E 접수 수수료는 3675달러에서 7850달러로, 별도로 납부하는 EB-5 Integrity Fund 수수료는 1000달러에서 1100달러로 조정되며 새로운 수수료는 2026년 11월 30일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따라서 올해 남은 기간 미국투자이민을 검토하는 투자자에는 두 개의 일정이 연이어 놓여 있다. 11월 30일은 이민국 접수비 인상과 관련한 기준점이고 12월 31일은 2027년 투자금 조정 전 현행 기준으로 접수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다.

9월 30일의 마감은 지났다. 그러나 올해 미국투자이민의 시간이 모두 끝난 것은 아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지난 마감을 아쉬워하는 일이 아니라 앞으로 남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다.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9월 30일을 놓쳤는데 늦은 것인가”보다 “2027년 투자금이 조정되기 전에 12월 31일까지 필요한 준비를 마치고 접수할 수 있는가?”를 물어야 한다.

미국투자이민을 검토하고 있다면 이제는 12월 31일에서 거꾸로 시간을 계산할 때다.
출처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