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미국투자이민으로 영주권 얻으면 자녀 공립고는 무엇이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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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투자이민으로 영주권 얻으면 자녀 공립고는 무엇이 달라질까

미국투자이민(EB-5)을 검토하는 학부모들과 상담하다 보면 대학 진학이나 졸업 후 취업 못지않게 자주 등장하는 질문이 있다. 자녀가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면 고등학교 교육에서 무엇이 달라지느냐는 것이다.

특히 자녀가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라면 이 문제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미국 대학 진학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이어지는 고등학교 과정을 어떤 신분으로 보낼 것인지까지 함께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오해부터 풀 필요가 있다. 미국 영주권이 없다고 해서 공립 고등학교에 다닐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미국 연방 대법원의 Plyler v. Doe 판결에 따라 공립 초·중·고교는 학생이나 부모의 시민권·이민 신분만을 이유로 학생을 교육에서 배제할 수 없다. 실제 학교 입학에서는 거주지, 나이, 예방접종 기록 등 주와 교육구가 정한 요건이 함께 적용된다.

하지만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공립학교에 들어갈 수 있느냐와 특정 체류 신분으로 공립학교를 몇 년 동안 계속 다닐 수 있느냐는 서로 다른 문제다.

대표적인 사례가 F-1 학생비자다. 미국 국무부 규정에 따르면 F-1 신분의 외국인 학생은 공립 고등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지만 재학 기간은 총 12개월을 넘을 수 없다. 여기에 교육구가 학생 한 명을 교육하는 데 들어가는 정부 보조금이 반영되지 않은 실제 1인당 교육비도 학생이 부담해야 한다. 사립학교에는 이 12개월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에서 F-1 비자를 받아 미국 공립 고등학교에 진학한 학생이 같은 신분으로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4년을 보내는 계획은 세울 수 없다. 미국 고등학교를 장기간 다니고 졸업까지 이어가려면 사립학교를 선택하거나 가족의 다른 체류 신분 등을 포함해 별도의 경로를 검토해야 한다.

이 지점에서 영주권의 의미가 커진다. 영주권자는 F-1 학생에게 적용되는 공립 고등학교 12개월 제한받지 않는다. 실제 거주지와 교육구 요건을 충족한다면 장기간 공립학교에 재학하면서 고등학교 과정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된다.

물론 영주권이 특정 학교 입학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는 일반 공립고 외에도 magnet school, exam school, specialized high school 등 다양한 선발형 학교와 프로그램이 있다. 지역에 따라 입학시험, 성적, 거주 지역, 오디션, 추첨 등의 기준을 두기 때문에 영주권자 역시 해당 학교가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그럼에도 영주권이 갖는 장점은 분명하다. 학교 한 곳의 합격 여부보다는 교육계획을 장기간 이어갈 수 있는 신분의 안정성에 있다. 9학년부터 12학년까지 한 교육구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과목 선택과 비교과 활동, 대학 진학 준비까지 몇 년에 걸쳐 설계하려는 가정이라면 체류 신분의 지속 가능성은 교육 전략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미국투자이민을 자녀 교육과 연결해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B-5 요건을 충족한 투자자는 배우자와 일정 요건을 갖춘 21세 미만 미혼 자녀와 함께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 자녀가 영주권자가 되는 시점부터는 미국에서의 교육계획 역시 유학생 신분을 전제로 할 때와 다른 구조로 설계할 수 있다.

특히 자녀가 중·고등학생이라면 영주권 취득 시점이 중요하다. 고등학교를 어디에서 시작할지, 몇 학년부터 미국 교육과정에 들어갈지, 어느 지역에 거주할지, 대학 입시까지 몇 년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미국투자이민을 검토하면서 투자 프로젝트와 수속 기간만 확인해서는 교육 측면의 전체 그림을 보기 어렵다.

결국 미국 공립 고등학교에서 영주권의 가치는 ‘입학할 수 있는 자격증’에 있지 않다. 핵심은 미국에서 장기간 거주하며 교육과정을 연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갖는 데 있다.

자녀의 미국 교육을 계획한다면 대학 입학 시점부터 거꾸로 계산하기보다 고등학교 진학 시점부터 체류 신분과 교육 일정을 함께 그려볼 필요가 있다. 미국투자이민과 영주권 역시 이런 장기적인 교육 로드맵 속에서 바라볼 때 그 의미를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출처 : 매일경제